[아트스페이스 울림] 프레리 개인전 <Green in Winter>
<Green in Winter>
아트스페이스 울림은 연말을 맞이하여 화가 프레리의 개인전 <Green In Winter>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55여 점에 이르는 작품들을 3개의 시리즈로 나누어 선보인다. 1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는 Prairie in Island 시리즈에는 작가가 거주하는 지역 거제도의 모습이 담겨있다. 제목을 통해 알 수 있는 작품의 배경이 된 장소와 그곳을 누리는 일상의 모습을 통해 관람객은 거제도 곳곳의 아름다운 초록 풍경들을 엿보게 된다. 이어지는 2전시실을 구성하는 Happiness is Everywhere 시리즈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소한 경험으로 비롯되는 행복의 순간을 담아낸다. ‘요리를 하고 파스타를 만들고 나무를 심으며 바람을 느끼고 구름을 보며 해를 잡으러 달리며 사랑하는 가족들과 모험을 떠나고, 그 과정 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사랑과 행복이 충만하게 표현하며 아름다움이 가득한 세상을 만들어 나간다.’ 라는 작가노트를 빌려 이 작품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일기를 쓰듯 캔버스 위에 새겨진 시시콜콜한 일상과 그것으로 비롯되는 평온한 행복을 엿보고 있는 듯하다. 마지막 3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는 시리즈는 Prairie in Newzealand로 작가가 5년 전 떠난 뉴질랜드 여행에서 마주한 감동과 위로의 순간들을 담아낸다. 경이로운 뉴질랜드의 풍경을 바라보며 그곳에서 보고 느낀 모든 감정을 캔버스로 옮기겠다 다짐한 작가가 현재까지 이어오는 시리즈로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300호 대형 신작 <Prairie in Newzealand>를 만나볼 수 있다.
일상의 순간을 기록하는 작가 프레리의 작품 속 장면은 사진이 아닌 스케치로부터 비롯된다. 작가는 순간의 감정과 기억이 오롯이 담긴 모습을 스케치로 기록하며 이것들은 이후 캔버스에 담기는 과정을 통해 작품으로 완성된다. 초록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그녀의 작품을 보고 있자면 작가가 이 아름다운 풍경을 통해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느린 호흡으로 그림의 구석구석 촘촘하게 새겨진 이야기를 세밀히 들여다보면 예쁜 풍경 너머로 함께하는 이들을 향한 사랑, 애틋함, 그리움과 같은 감정이 담겨있음을 눈치챌 수 있다. 화가 프레리, 그녀가 캔버스에 담아내고자 하는 것은 동화책 속 한 페이지에 나올법한 상상 속 풍경이 아니라 이와 같은 인생사 희로애락이 담긴 감정들인 것이다.
작가의 작품은 5호와 같은 작은 소품부터 300호에 이르는 대형 작업까지 그 사이즈를 다양히 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그녀가 캔버스의 사이즈에 관계없이 모든 작업을 1호짜리 세필 붓으로 완성해낸다는 점이다. 캔버스의 모퉁이, 비교적 눈길이 닿지 않는 곳까지 섬세한 터치를 더하는 작가의 작업 방식은 긴 작업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처럼 큰 화면을 작은 붓으로 채워나가는 것은 캔버스의 모든 공간에 그녀의 정신이 담겨있음을, 그래서 이 작가의 작품에서는 구석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고 있음을 알게 한다.
환상적인 풍경, 화려한 색감, 웃고 있는 사람들. 행복임에 분명한 모습들이 담겨있는 그녀의 작품을 바라보는 것을 통해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에 대해 반추해 본다. 이토록 추운 겨울에 작가 프레리의 초록 풍경을 바라보는 것으로 혹독함 속에도 언제나 초록의 따스함은 존재함을 되새긴다. 한 해를 되돌아보며 일상의 순간들을 괜스레 더욱 소중히 곱씹게 되는 연말, 아트스페이스 울림은 작가 프레리의 개인전을 통해 여러분의 행복이 존재하는 수많은 순간들에 대해 질문을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