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신문 | 나광호 개인전 ‘유월리:상상의 식물원’
| 아트리움 모리 내달 18일까지
나광호 작 ‘맨드라미’
경북 성주에 문을 연 레지던시 유촌창작스튜디오의 1기 입주 작가인 나광호의 개인전 ‘유월리: 상상의 식물원’이 아트리움 모리 본관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경기도에 주소지를 두고 전국을 배경으로 활발히 활동을 이어나가는 나광호는 회화와 판화 작업을 병행한다. 그는 고개를 숙여야만 보이는 풀, 꽃, 나물, 잡초와 같은 식물들을 작품의 소재로 삼아 ‘식물도감’을 제작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작업 방식은 레지던시 유촌창작스튜디오가 위치한 유월리의 실제 풍경, 식물의 모습을 눈에 담고 변두리, 외곽의 식물을 유심히 관찰하다 카메라로 촬영하고 지역 주민에게 말을 거는 방식이다. 식물의 이름을 기억하고 검색해 학명을 기록하는 것으로 일기를 쓰듯 이미지를 수집한 위치의 주소와 좌표, 날짜, 수집자의 이름, 지원기관과 프로젝트 명을 기록한다. 그는 발에 밟히고 치이는 존재들을 번거로움을 수반하는 판화의 매체로 정성들여 찍어내고 그것들을 도감으로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작가는 본인의 예술적 태도를 성실히 이어나간다. 직접 동네를 거닐며 식물을 촬영하고, 오랜 삶을 살아낸 마을 어르신과 대화하며, 때로 식물학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학술적인 주요어를 축출하고 기록하는 등의 정성스러운 과정들이 비효율적, 시대착오적인 향상을 담고 있을지라도 이러한 과정 중심적인 수행적 작업을 통해 물리적이고 감각적으로 느린 나광호만의 예술관이 완성된다.
평론가 신원정은 “기존의 물리적 지지체와 관습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하고 통합하되, 궁극적으로는 회화성을 성취하는 작업 프로세스는 전통과 비정형성 사이에서 자유롭게 변주하는 동시대 작가로서 나광호의 예술적 정체성의 근간을 이룬다”고 평했다. 전시는 9월 18일까지.
황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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