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 첫 이민 가방을 설치 작품으로…아이티 출신 밀도 셰발리에가 그린 ‘디아스포라’
밀도 셰발리에 작품인 Solitude In The Crowd 1
W.아트갤러리 제공
현대미술의 화두인 ‘디아스포라’(이주·이산)를 주제로 전 세계를 돌며 전시하는 아이티 출신 작가 밀도 셰발리에가 한국을 찾아왔다.
W.아트 갤러리는 경북 성주 아트리움모리 아트스페이스 울림에서 그의 개인전 ‘닻을 내리지 못한 꿈: 우리도 어느 곳에선 이방인’(Undocked Dreams)을 연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추진하고 있는 디아스포라 세계 순회전시 프로젝트, ‘닻을 내리지 못한 꿈’의 일환이다. 그는 전 세계 4~5개 도시를 순회할 예정이며, 그 첫 전시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등을 거쳐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마지막 전시를 하는 2년간의 프로젝트다.
작가는 19세 때 처음 들었던 이민 가방을 설치작품으로 만들고 이민의 경험과 기억,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긴 캔버스들을 전시한다. 작가는 또한 전시가 열리는 도시에서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직접 진행할 예정이며, 함께하는 예술 활동을 통해 참가자들이 ‘이민’과 ‘이주’에 대해서 예술적 체험을 할 기회를 제공한다.
밀도 셰발리에 작품 Undocked Dreams
W.아트갤러리 제공
그는 아이티에서 태어나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국립미술학교를 거쳐 뉴욕 파슨스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현재 뉴욕에 거주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작가는 출생지를 떠나 여러 나라를 오가는 과정을 통해 현재 뉴욕에 정착해 살고 있지만, 어느 사회에도 속하지 못한 것같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나는 누구인가’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과정들을 예술적 주제로 삼아 캔버스에 담아왔다.
건축가를 꿈꾸기도 했던 작가는 캔버스 안에서 건축과 자연의 형태를 매끄럽게 결합하며 건축과 자연의 경계를 허무는 방식으로 예술적인 주제를 구현한다. 작가의 그림 속에서 새롭게 탄생한 공간은 단순한 구조물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유기적인 세계와 얽혀 독자적인 생명을 갖게 된다. 이러한 초현실적이고 조화로운 조합은 우리의 인식을 환기시키고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도록 유도한다.
전시는 다음달 13일까지.
윤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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