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과정을 예술적 주제로 삼아
이민가방을 설치물로 재현해 눈길

밀도 셰발리에 'No walls for the vagabonds'

지난 5월 경북 성주에서 문을 연 전시 공간 '아트스페이스 울림'은 오는 10월13일까지 아이티 출신 작가 밀도 셰발리에(Mildor Chevalier) 개인전 'Undocked Dreams'를 개최한다.

1982년생으로 아이티에서 태어난 밀도 셰발리에는 도미니카공화국 국립미술학교를 거쳐 미국 뉴욕 파슨스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현재까지 뉴욕에 거주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작가는 출생지를 떠나 여러 나라를 오가는 과정을 통해 현재 뉴욕에 정착해 살고 있지만, 어느 사회에도 속하지 못하는 것만 같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나는 누구인가'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과정들을 예술적 주제로 삼아 캔버스에 담아낸다.

건축가를 꿈꾸기도 했던 작가는 캔버스 안에서 건축과 자연의 형태를 매끄럽게 결합해 그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작가의 그림 속에서 새롭게 탄생한 공간은 단순한 구조물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유기적인 세계와 얽혀 독자적인 생명을 갖는다. 이러한 초현실적이고 조화로운 조합은 우리의 인식을 환기시키고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도록 유도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자신의 이민 역사 25주년을 자축하기 위해 스스로 기획한 프로젝트를 한국에서 처음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9세 때 처음 꾸렸던 이민 가방도 설치물로 재현해 눈길을 끈다.

아트스페이스 울림 관계자는 "이민자에 대한 이슈는 이제 대한민국에서도 뜨거운 감자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함께 고민해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054)933-5573

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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