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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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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스페이스 울림 1전시실을 들어서면 마주하는 노진아 작가의 ‘히페리온의 속도’(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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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얼굴과 닮은 로봇. 움직임에 따라 눈동자가 이동한다. 

 

전시실 안 인간의 얼굴을 빼다 박은 대형 머리가 3개 놓여 있다. 당혹감과 함께 가까이 보기 위해 다가서자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진다. 사람이 움직이자 로봇의 눈동자가 따라오는 것이다. “사람이 되고 싶어?”라는 질문에 “난 인간의 감정을 정말 배우고 싶어요”라고 답해 놀라움은 더한다.

경북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는 아트리움 모리(경북 성주군 월항면 주산로 450)가 전시공간 ‘아트스페이스 울림’을 새롭게 개관해 첫 전시 ‘skin’ 전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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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윤 작가.
 

 

전시에는 노진아 작가와 심윤 작가가 참여한다.

아트스페이스 울림 1전시실에서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대형 얼굴의 로봇 ‘히페리온의 속도’(2022)는 뉴미디어 조각가 노진아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챗gpt와 작가가 제작한 인공지능 코드를 혼합해 관람객이 로봇과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작가는 로봇들이 빠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의 속도와 인간의 간극에 대해 이야기하며 가상과 현실, 기계와 인간과 같은 이분법적 경계의 지점들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노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신작 ‘Human-Machine Chimera’(2024)도 보여준다. 인간 남성의 신체와 여성 기계의 모습을 합성한 데이터로 제작된 로봇으로, 거대한 크기로 관람객을 내려다본다. 로봇의 등 뒤로 펼쳐진 나뭇가지에는 에너지가 흐르는 듯 파도의 움직임이 비추어지는데, 이것은 마치 조각상에게 인간의 에너지와 생명을 불어넣는 듯 하다.

이는 작가가 인간의 몸의 데이터를 수치로 변환해 만든 이미지로, 인간과 기계가 혼종된 모습과 인간의 데이터를 흡수하는 듯한 아우라를 통해 기계의 생명적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작가 심윤은 현대인의 불안과 압박을 흑백 대형 화면에 담아왔다. 작가는 대부분의 이전 작업에서 얼굴이 없고 극대화된 몸짓과 역동적인 자세로 감정과 상황을 전달해왔다. 다만 이번 전시에서는 얼굴과 표정이 비교적 명확히 드러난다. 새로운 작품 ‘Wax Men’(2024) 시리즈는 이마에 주름이 잡힐 정도로 미간을 잔뜩 좁혀 인상을 쓰는 남성의 얼굴을 보여줘 현대인들의 고단한 감정을 강하게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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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리움 모리 아트스페이스 울림 메인 홀

 

태병은 큐레이터는 “심윤 작가의 작품을 통해 전달되는 현대인의 이미지는 고달프고 힘겹다”며 “본래 드러내기보다 감추고자 하는 일상 속 모습을 대형 화면으로 확대해 드러냄을 통해 관객에게 동질의 위로를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022년 개관한 아트리움 모리는 전시관 및 브런치 카페 ‘트리팔렛’과 올해 새롭게 문을 연 레지던시 프로그램 ‘유촌창작스튜디오’, 문화상업공간 ‘아틀리에 샘’ 등이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지난달 새롭게 문을 연 아트스페이스 울림은 제조 공장으로 사용되던 공간을 활용해 총면적 795.54㎡의 규모로 조성됐다. 내부에는 총 3개의 전시관이 있으며, 메인 홀에는 대형 책장으로 미술 서적과 좌석들을 구비하고 있어 관람객이 편안하게 책을 보며 머무를 수 있다.

전시는 오는 8월11일까지.

한편 아트리움 모리 전시실에서는 올해 1회차로 진행한 청년작가공모 MORI Young Artist의 선정자인 모유진 작가의 개인전 ‘소리 없는 자리’가 오는 16일까지 열리고 있다. 또 오는 25일부터는 미디어아티스트 임창민 작가의 개인전 ‘Time-warp’가 개최된다.

구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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