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스페이스 울림] Mildor Chevalier 개인전 <Undocked Dream: 우리도 어느 곳에선 이방인>
<Undocked Dream: 우리도 어느 곳에선 이방인>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리는 것은 가장 행복한 일이었다. 형제자매, 사촌, 친구들과 함께 그림 그리기는 가장 즐거운 놀이 중 하나였다. 분필이나 목탄으로 그림을 주로 그렸지만, 그리는 것을 하지 않을 때에는 텅 빈 공간에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 매료되어 나뭇가지를 이용해 장난감 집을 짓곤 했다.
아이티에서 자라면서 ‘예술가는 방랑자’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이주하고 나서야 이것이 진부한 표현임을 깨달았다. 성장하면서 생계를 위해 건축가가 되려고 했으나, 결국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만들어 내고 표현할 수 있는 예술가가 되는 것이라는 점을 깨닫고 순수예술로 전공을 바꾸게 된다. 도미니카 공화국의 산토도밍고 국립미술학교의 4년제 프로그램 중 1학년을 등록하고 첫 학기를 시작하기 전 날, 비가 내리는 일요일 밤. 나는 건축을 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파인아트로 전공을 선택했다.
그림은 내가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고 내 생각과 감정을 실현하는 수단이다. 나는 그림을 그릴 때 시간의 개념을 잃어버리고 완전히 사로잡히는 이 순간을 즐긴다. 외국에 거주하는 이민자로서 세계를 여행하면서 그림은 나의 집이 되었다. 또한 추억을 다시 여행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나 여전히 건축에 열정을 갖고 있으며 작업할 때 모든 것을 입체적으로 상상한다.
건축과 자연의 형태를 매끄럽게 결합하고 그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디테일에 대한 세심한 주의와 숙련된 조작으로 형태와 공간은 흥미롭게 생각을 자극하고 때때로 사람의 형상을 통합하여 "경관 풍경"을 만든다. 작품 속의 건축물은 단순한 구조물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유기적인 세계와 얽히면서 독자적인 생명을 갖게 된다. 건물은 산, 나무, 수면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구불구불한 곡선을 그린다. 이러한 초현실적이고 조화로운 조합은 우리의 인식을 바꾸고 환경 및 우리가 살고 있는 구조물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이번 전시 “Undocked Dream: 우리도 어느 곳에선 이방인”은 나의 이민 여정을 기념하는 전시이다. 이 작업은 기억의 단편, 집의 의미에 대한 탐구, 작가의 정체성, 그리고 새로운 장소에 내가 어떻게 속해 있는지를 묘사하는 공간을 만드는 작업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나는 전시를 보는 사람들이 작업에 대한 사색적인 여정에 참여하도록 초대하고 싶고, 관람객들은 작품 앞에 서서 소속감, 추억, 정체성에 대한 경험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또한 자신의 이야기에 대한 거울을 찾고 우리 삶의 유형과 무형 사이의 심오한 상호 작용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찾길 바란다.
한국의 초대전을 시작으로 향후 2년간 세계 여러 곳에서 전시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또한 ‘이주’와 같은 인간 조건과 인종, 국가, 신념을 넘어 의미 있는 연결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한 예술을 계속해서 창조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이어나갈 것이다.
Mildor Chevalier